상속자들

[스타캐스트] 이민호의 인생곡선 "배우란 희망과 용기를 주는 직업"

룡2 2014. 1. 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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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배우 이민호가 어느 날 갑자기 만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성공으로 벼락스타가 된 것으로 아는 이들이 있을까? 오늘의 이민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톱스타다. 스타로서의 독보적 존재감은 그의 나이 23세, 지난 2009년 만난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줄곧 굳건했다. 여기에는 나름의 비결이 있다. 바로 '꽃보다 남자'를 만나기 전 이미 경험한 인생의 굴곡으로 다져진 깊은 내공이다. 
 





# 인생 최악의 사건은 스무살 무렵의 교통사고 


이민호의 인생곡선을 살펴보자. '꽃보다 남자' 이후로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그 과거를 살펴보면 슬럼프의 시절도 있었다. 특히 그가 인생의 가장 큰 고비로 꼽은 사고는 20세 때인 지난 2006년 당한 교통사고. 당시 이민호는 오른쪽 허벅지 뼈가 부러지고 발목뼈가 으스러지는 등, 무려 1년을 병원에 누워있어야 할 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사에게 충격적인 진단을 들었을 정도로 당시 이민호의 부상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 사고로 인한 신체적 부상은 물론, 심적 고통은 그가 바닥까지 내려버린 그래프 곡선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민호는 이 사건 당시에 대해 "인생의 한 획을 그은 사건이죠.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고, 침대에 멍하니 누워 있었을 뿐이었으니까요"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이미 고등학교 때인 18세 무렵 연기공부를 시작해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던 이민호는 사고 이후 절친한 친구 정일우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뜨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한창 오디션을 보고 있었던 이민호는 당시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나름 성공이 예견된 스타였다. 특히 ‘거침없이 하이킥’은 그 역시 출연이 거론됐던 작품. 하지만 사고로 인해 출연은 무산됐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듯 보였다. 인간이기에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적잖게 마음고생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해준 것은 '긍정의 힘' 이었다. 
충격을 어느 정도 수습한 이민호는 이대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과 대화를 통해 계속해서 마인드컨트롤을 해갔다. 특히 그 시절 읽었던 스펜서 존슨의 ‘선물’이라는 책이 큰 도움이 됐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책을 읽고, 그는 차근차근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이민호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그가 직접 그린 인생곡선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교통사고를 간신히 극복하고 출연하게 된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는 사실 8회 만에 조기 종영된 비운의 드라마다. 그럼에도 이민호는 이것을 불운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된 작품이고 배움이 된 작품입니다"고 말한다. 


# 마침내 스타로 우뚝 솟다, '꽃남'을 만난 이민호 

그런 긍정적인 태도로 인생의 큰 위기를 극복한 이민호, 23세 드디어 그의 인생을 바꾸게 해준 '꽃보다 남자'를 만나고 만다. 엄청난 열기였다. 방송 3회 만에 시청률은 20%를 돌파했다. 드라마나 이민호와 관련된 지극히 사소한 뉴스까지도 화제로 이어졌다. 데뷔 이후 '꽃보다 남자'에 이르기까지 한 편의 CF도 찍은 적 없던 그가 방송 2주 만에 쏟아지는 CF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혹시 그때 '꽃남'을 안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 해본 적이 있긴 해죠. 아마 조연으로 몇 작품 더 하다가 지금쯤에는 주연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정도의 생각이죠."

인생곡선에서 알 수 있듯 이후 한 해에 한 작품 씩 꼬박꼬박 해온 이민호는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차근차근 성장해가고 있다. 2013년까지 지난 5년 그는 무엇보다 책임감을 배웠노라고 말한다. 어느 덧 스물일곱 살이 된 이민호는 때로는 일이 어릴 때만큼 재미있지 않은 순간도 찾아오고 무엇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어 혼자서 무언가에 몰두하기가 과거만큼 쉽지 않지만, 그래도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본 누군가가 인생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는 말을 들으면 자신의 직업이 가진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고 한다. 

"’이 직업이 생각 이상으로 타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직업이구나’란 걸 깨닫게 되는 순간, 책임감이 생겨요. 특히 인기가 많아지고 팬들이 많아질 수록 그렇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들도 많아진다는 것이니까 최대한 거기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죠."
그는 2014년 유하 감독의 액션 3부작 '강남블루스'의 주연으로 발탁, '꽃보다 남자'로 스타의 자리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스크린 도전에 나선다. 

"'상속자들'에서는 1996년생을 연기했지만, 영화에서는 남자의 느낌을 전할 예정입니다. 1월부터 몸을 만들고 얼굴 살도 쏙 빠진 모습으로 나올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영화 찍고 나면 늙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이민호에게 저런 면이 있었구나'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린 시절 이민호는?



이민호의 인생 곡선 중 어린 시절도 꽤 재미있다. 그는 탄생 이후 첫 최고점을 '축구꿈나무' 시절로 꼽았다. 알려진 바대로 이민호는 이 시기 축구신동들만 들어갈 수 있다는 차범근 축구교실에 발탁될 정도로 유망주였다. 승부욕도 강해 경기에서 지면 대성통곡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2세 그는 부상을 당했다. 경기 도중 팔이 부러진 것이다. 부상도 부상이었지만, 축구보다는 공부를 시키고자 했던 아버지의 의지로 이민호는 이후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다. 

이 시기는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평범했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 남다른 외모 탓에 길거리 캐스팅 제의를 수없이 받았으니 남들이 말하는 평범과는 또 거리가 멀다. 몇 번의 거절 끝에 이민호가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을 굳힌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무렵이다. 
스무 살 건국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입학하는 등, 스타보다는 그 시절 이미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가 되고 싶어 신중을 기했다는 이민호. 연기를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오디션에 도전하던 그 시기는 그에게 '즐거움'으로 기록되어 있다. 

앞으로 30대가 되기까지 2년여가 남은 이민호에게는 여전히 배우를 시작할 무렵의 신중한 성격이 남아있다. 그는 20대 내내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며 연기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타인의 시선 탓에 억지가 느껴지는 변화를 주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30대 이후에도 저는 계속 배우일 거예요. ‘그 후에 자연스럽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많을 테니 굳이 대중이 원하지 않는 더 세고 더 자극적인 변신을 시도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을 2013년도에 문득 하게 됐어요."


자, 이민호의 인생곡선을 살펴본 이들이라면 더 이상 그를 하늘에서 뚝 떨어진 스타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스타라는 왕관의 무게를 스스로 잘 조절해가는 이민호의 비밀(?)도 이제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궁금한 것은 스스로도 물음표를 단 미래 속 이민호다. 그렇지만 인생곡선의 높낮이가 궁금한 것은 아니다. 스타라는 무게감에 짓눌리지 않고 배우로서의 자신을 차근차근 키워온 그의 인생이 담은 깊이가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