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이민호-김희선의 '신의'가 시청자들에게 남긴 것!

룡2 2012. 10. 3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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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월화드라마 ‘신의’(극본 송지나, 연출 김종학, 신용휘, 제작 신의문화산업전문회사)가 시청자들의 눈가를 촉촉이 적시는 해피엔딩으로 종영을 맞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임자커플(최영-유은수)의 애정전선과 그를 둘러싼 첨예하게 고조되는 갈등들로 수많은 신의 폐인들을 양산하며 최종회까지 예측불허한 결말에 대한 뜨거운 조명을 받아왔던 드라마 ‘신의’.

 

시간의 격차마저 가를 수 없었던 임자커플의 서로에 대한 간절함은, 기적같은 재회의 엔딩장면으로 이어지게 되며 가슴 벅찬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1. ‘살아지던’ 캐릭터들의 ‘살아가는’ 값진 성장, 그 근간이었던 ‘신의(信義)’.

 

부끄러움을 아는 공민왕과 사랑을 아는 고독한 무사 최영, 이들의 삶에 갑작스레 뛰어든 현대인 은수 모두 각자의 트라우마가 있는 심약한 인물들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게 되면서 비롯된 연민과 애정은 이들을 굳건한 군신관계와 정인관계로 엮는 인연의 시초가 되었으며, 이는 자신의 삶을 각성케 한 눈부신 성장으로까지 발전했다. 무사 캐릭터의 한 획을 그었던 최영과 병을 고치던 의사에서 마음을 고치는 의사로 거듭난 은수, 그리고 군주로서의 자질을 되새겨보게끔 했던 공민왕을 ‘살아가게’했던 모든 근간은 ‘신의(信義)’였다.

 

2. 극의 몰입력과 완성도를 드높였던 배우들의 호연, 재조명의 기회를 낳다.

 
 첫 사극에 도전하는 이민호와 6년만의 안방복귀였던 김희선, 처음으로 지상파 사극에 출연하게된 류덕환 등 도전의 장이자 시험의 관문과 같았던 ‘신의’를 이끌어갔던 가장 큰 몫이자 성과는 배우들의 호연이었다. 이민호의 가슴 먹먹한 쓸쓸한 눈빛, 김희선의 활기찬 에너지와 사랑스러움, 류덕환의 깊은 내면 연기는 안방극장을 설레이게 하고 아련하게 하면서 극의 몰입과 완성도를 높였다. 원의 세력을 대변했던 기철사단과 기득권에 대한 야욕을 펼쳤던 덕흥군등 제각각의 색깔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냈기에 이러한 배우들의 조화는 드라마 ‘신의’라는 큰 그림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 이에 모든 대사와 표정, 그리고 행동들이 담고 있는 의미를 부각시켰던 배우들의 세심한 열연으로 인해 복선의 결과들을 더욱 극적으로 풀어낼 수 있었다.   

 

특히 무사의 애환을 진솔하게 그려냈던 이민호의 놀라운 연기성장이 돋보였다. 자신의 귀검만큼이나 무거운 삶에 짓눌려있던 최영의 마음이 재생되어가는 과정들은 이민호의 섬세한 표현력으로 더욱 감성적이고 생동감있게 그려졌다. 고려판 ‘젊은 베르테르’와 같던 그의 변화가 더욱 구체적인 감상으로 가슴 깊숙이 닿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최영’이란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어 준 이민호란 배우의 공이었다. 

 

3. 역사는 흐르는 것이 아닌,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보편적 진리. 

 

고려 말, 역사속에서도 가장 불안했던 시기속 유약한 군주와 회의론적인 호군, 그리고 방관의 입장을 고수하려했던 은수의 모습들은 송지나 작가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을 통해 늘 보여주었던 은유적인 시대의식을 담고 있었다. 로맨스와 신의를 통한 이들의 성장은 자신이 속한 세상을 외면하지 않고 살아가야한다는 자각을 돋보이게 하며 ‘만들어가는 역사’에 대한 고찰을 남겼다. 이에 시청들이 인물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면서 개혁의 카타르시스를 극대화시킴으로 그들의 고군분투를 보다 더 치열하고 진정성 있게 꾸려나갈 수 있었다.

 

4. 660년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 애달프게 견고해진 이들이 남긴 잔상들  

 

고려무사 최영과 현대 여의사 은수, 이들의 인연은 거대한 운명으로 엮어진 선택이었고, 예견되었던 것과 다름없었다. 더욱이 마음의 벽이 높았던 두 사람이 시간의 격차를 극복하고 ‘사랑’이란 관계로 발전되어가는 시간들 속에는 앞서 살았던 ‘미래의 은수’의 감정이 혼재하고 있었기에 애틋함을 더했다. 이들을 둘러싼 시대의 상처와 갈등은 서로를 향한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빚었으며 시한부와 같은 유한한 시간속 간절함은 깊어졌다.

 

결국 최영과 은수는 흔들리지 않는 강한 믿음으로 죽음의 고비에서도, 사랑의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가혹한 운명의 행로에서도 임자커플의 숭고했던 사랑과 기억들은 엔딩장면의 기적을 일궈내기 충분했다. 보고 있어도 늘 보고파했던 두 사람의 사그러들지 않았던 그 미칠듯한 갈급함을 함께 앓아왔던 시청자들 또한 그들이 남긴 잔상의 여운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영과 은수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은 ‘우리가 아는’ 역사를 만들었다. 공민이 노국의 초상화를 그리는 장면이 가슴을 저릿하게 하는 것도 훗날 공주의 죽음에 그 초상화를 보며 비통해 할 역사속 공민이 있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일 터. 이에 임자커플 역시 공노커플 못지않은 세기의 사랑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속 한켠에 자리잡았다.

 

이민호는 “신의라는 첫 사극에서 최영이라는 멋진 캐릭터를 만날 수 있게 고생하신 모든 스텝분들, 신의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 너무 감사드린다”라는 종영소감을 전하며 아쉬움을 드러내며 무사 최영의 삶을 내려놓게 되었다.  
 

100여일의 시간을 통해 ‘신의’의 가치와 ‘사랑’의 위대함을 일깨워왔던 드라마 ‘신의’. 임자커플의 행복한 재회가 시청자들에게 진한 애틋함을 안겨주었던 건 그동안 열띤 반응으로 응원하며 지켜봐왔던 마음의 안도와 그들을 떠나보내야하는 아쉬움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