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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명품 업계 한류 열풍 때문에 한글 열공하는 본사 직원들

룡2 2012. 2. 15. 23:04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14/2012021400429.html


“지금 일 너무너무너무 많아서 힘들어. 열받는다고~!”
명품 업체 프라다 지사에 근무하는 A씨는 얼마 전 이탈리아 본사 직원과 통화하다 깜짝 놀랐다. 직원들끼리 흔히들 하는 얘기가 “일이 힘들다”는 귀여운 투정이었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 

이탈리아 직원이 우리말로 한글자 한글자 똑똑히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영어와 이탈리어만 통용되던 그곳에서 한글이 줄줄이 새어나올 줄은 전혀 몰랐다. 그 직원은 현재 우리말을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그 직원뿐만 아니라 본사 직원들 사이에서 ‘한국어 배우기’가 인기라고 했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명품업체에서, 그것도 이탈리아 본사 직원이 ‘한글 공부’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한류 열풍’ 때문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이미 명품 행사에 한국 연예인 ‘모셔가기’가 일반화됐는데, 그러다 본사 직원들도 한국 스타들에게 푹 빠졌다는 것이다. 본사 행사에도 한국 연예인을 초청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직접 배우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한류가 대단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명품 업계에선 주로 아시아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 그다지 실감하지 못했었다”며 “이탈리아 직원 입에서 우리말이 나오는 순간 ‘이 정도인가…’ 하며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매장 오픈 등 일부 행사에만 초청되는 수준이었던 한국 연예인들도 요즘 명품 업계 ‘얼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시아퍼시픽 지역에선 가장 인기있는 모델로 꼽힌다. 한 명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 모델이 광고 모델로 나서면 매출 규모가 달라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며 “AP(아시아퍼시픽) 지역에서 한국 스타들이 하도 인기다 보니 본사에서도 한국 스타들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행사장에서 만난 루이비통 AP 홍보 총괄 담당자는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는 족족 인터넷을 통해 시청하면서 어떤 스타가 뜨고 있는지 분석하곤 한다”며 “한국 드라마 속 남성 배우들은 감성이 풍부하고 스타일리시한 캐릭터가 대부분이라 명품 업계에서 특히 선호한다”고 밝혔다. 

국내 담당자는 “아예 본사에서 딱 지정해서 ‘이 배우를 반드시 섭외하라’고 부탁 섞인 명령이 내려온다”며 “영화배우 이병헌의 인지도가 특히 높고, 그 외에도 원빈권상우이민호 등이 인기를 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지사 담당자는 “최근엔 AP행사가 항상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열렸는데 최근에는 ‘한국에서 열자’며 한국에 출장 오고 싶어하는 홍보 담당자들이 매우 많다”며 “한류 열풍으로 전 세계 지사에서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국내 담당자들이 24시간 눈뜨고 일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