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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피티르횽의 글

룡2 2009. 11. 18. 22:33

네피티르
네피티르횽이 올린 나쁜남자~~

"유년기의 상처 때문에 세상에 대한 증오를 키우며 성인으로 자라난 그는
섹시한 남성적 매력으로 세상을 향한 복수극을 계획한다는 것."

"가진 것이라고는 튼튼한 신체와 여심을 사로잡는 치명적인 매력뿐인 캐릭터"


횽들도 기억나지? 처음에 나왔던 기사 중 한 부분인데...
사실 난 기껏해야 몇 줄 실렸던 이 간단한 인물 설명에서
굳이 섹시한 매력이니 치명적인 매력이니 하는 표현을 집어넣은 이유를 몰랐어. 
이 표현들은 너무 노골적이면서도 구체적인 표현이잖아.
성장극, 변신극, 복수극이 <나쁜남자>의 초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상황에서 
저런 짧은 기사에서조차 인물의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게 쌩뚱맞다는 생각도 했었지. 

근데, 이형민 감독 인터뷰를 보니 그렇게 소개한 이유가 뭐였는지 이젠 좀 알 것 같아. 

젊은 남자 샤론스톤을 그려보고 싶었다 라.  

어쩌면 <나쁜 남자>는 애초부터
섹시한 옴므파탈 캐릭터의 구현에 하나의 중요한 초점을 두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이젠 신화적인 수준으로까지 각인된 팜므파탈 아이콘 '샤론스톤'처럼,
이형민 감독도 하나의 대표적 옴므파탈 아이콘으로 회자될만한 캐릭터 '건욱'을 만들고 싶었던게 아닐까? 
 
요즘 인기있는 남주캐릭터들의 필수 옵션인
재벌이니 명문가니 고학력이니 하는 요소들을 모조리 제거하고
가진 것뿐이라곤 몸뚱아리밖에 없는 스턴트맨으로 남주의 요소를 설정한 것도,
오롯이 그 육체 하나에서 나오는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장치라는 생각도 들고 말야.  

참 기사를 보면 볼수록 느끼지만...
저런 과감한 인물 소개 아무데나 못한다. (솔까 쇙은 첨 봤음ㅋㅋㅋ)
기껏해야 "남성적 매력이 있는 캐릭터" 같은 정도로나 얘기하지,
"섹시함"이니 "치명적"이니. 이건 차원이 다르잖아.

사실 남성적인 매력은 잘 짜인 극중 상황과 기본급 이상의 연기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어.
하지만 섹시한 매력은 그보다 훨씬 다층적이고 국소적이고 감각적인 매력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한순간 오금을 저리게 만들 만큼 특정한 코드로 예리한 충격을 줄 수 있어야 해.
그런데 이런 충격은 극중 상황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것이지.

어느정도 수준까지야 구현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섹시함에 한해선 극이 씌워줄 수 있는 콩깍지의 한계가 명백하게 존재하는지라,
극 흐름이나 인물설정을 통해 조성된 것만으론 충격적인 섹시함까지는 구현할 수 없다는 거야.
때문에 그런 캐릭터를 맡기려는 배우 자체에게 충분한 비쥬얼적 베이스와 농염한 힘이 없다면
'치명적인 옴므파탈'이라는 과격한 인물설정은 출발조차 할 수 없는거고.

이형민 감독도 필시 건욱이라는 캐릭터에게
극에서 만들어줄 수 있는 것 이상의 밀도 있는 섹시함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미노는 바로 그런 매력을 구현할 수 있는 배우로서 후보에 오른 것이겠지.
미노에게 걸고 있는 기대감이 상당하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아.

근데 나도 왠지 이형민 감독이 미노의 씨엡들을 상당수 참고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꽃남에서는 미노의 남성적인 매력은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옴므파탈적인 매력은 많이 볼 수 없었잖아.
하지만 꽃남 이후에 미노가 보여줬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옴므파탈 아이콘 그 자체였지ㅋ

오만했던 준표의 가면을 벗기자마자 드러난 그 모습.
천연체로서의 미노가 그토록 강렬하게 표출했던 그 섹시함을 보고
자신의 이상적인 캐릭터를 구현할 만한 순수한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미노로부터 발견한 것은 아닐까.
'그냥도 섹시한 이미노가 작정하고 섹시한 이미노를 연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는 거지ㅋ
 
그리고 사실 이런 호기심은 내가 늘 가져왔던 것이었기도 함.
미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미노가 품고 있는 섹시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런 것들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작품을 꼭 하나 하길 바래왔었거든.
그래서 난 지금 나쁜남자가 미노의 최종 후보작 중 하나로 올라와있는 것이 참 기쁘다는 거.

하지만... 사람 인생사 어찌 돌아갈지 알 수 없는 법~
미노가 다른 작품에 더 애착을 느끼고 공감해서 그 쪽을 선택할 가능성도 많다보니
미리부터 설레발은 안치려고 많이 자제하고 있는 중이야. (자제한것 치고는 넘 많이 썼나?ㅋㅋㅋ)
지금이야 나쁜남자 얘기가 수면 위로 올라와 있으니 이렇지만
다른 작품 한다고 하면 또 홀랑 넘어갈지도 모르는 일이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