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te.com/view/20110808n07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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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아시아투데이=우남희 기자] 배우 이민호를 생각하면 ‘꽃남’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그가 드라마 ‘꽃보다 남자’(2009년)로 스타덤에 오른 이유도 있지만 잘생긴 외모에 여심을 흔드는 매력적인 눈빛, 187cm의 큰 키까지 ‘꽃남’의 조건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그에게 ‘꽃남’ 수식어는 영원히 따라붙을 줄 알았다.
그런 이민호가 지난달 28일 종영된 SBS 드라마 ‘시티헌터’를 통해 ‘꽃남’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배우’라는 타이틀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는 극중 MIT 박사 출신 청와대 국가지도 통신망팀 요원이자 시티헌터인 이윤성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도전한 액션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동안 이민호에게는 ‘꽃보다 남자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시티헌터’를 통해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스타와 배우의 중간에 서 있는 이민호, 20대와 30대의 중간에 서 있는 25세 청년 이민호의 앞길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이민호는 지난 5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반짝 스타’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 뜻 깊다”며 활짝 웃었다.
‘시티헌터’에서 액션부터 멜로, 부성애까지 다양한 연기를 했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라 힘들었는데 단 한 가지 ‘외로움’만은 잃지 않으려고 했다. 나 또한 배우로서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의 외로움을 기본으로 표현했다.
‘외로움’ 이외에 연기를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극중 김영주 검사(이준혁), 아버지(김상중), 김나나(박민영)와의 관계에서 쌓이는 감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 체크를 하면서 연기를 했다. 사실 대본에는 김영주의 아버지가 다쳤을 때 슬픈 감정이 아닌 센 느낌으로 표현돼 있었다. 그런데 나는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으니까 미안한 감정이 생길 거라 생각했다. 결국 그렇게 연기했고, 대본과 다르게 간 부분이 몇몇 있다.
앞서 말한 ‘배우로서 겪은 외로움’이란 뭔가.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편한 사람들만 찾게 됐다. 사람과의 관계가 좁아지면서 외롭고 슬프기도 했다. 이 외로움은 해소될 수 없을 것 같다. 자유롭고 싶어서 오는 외로움은 아니고, 모르겠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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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액션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잘 해냈다. 스스로 만족하나.
▶몸이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정말 힘들었다. 처음 맡은 원톱 주인공이라 책임감이 들어서 사소한 액션까지 신경을 썼다. 80~90% 정도는 대역 없이 소화해냈고 와이어 액션도 욕심내서 직접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처음으로 화제가 된 ‘숟가락 액션’이다.
박민영과의 호흡은 어땠나. 결국 박민영한테 고백도 못하고 끝났다.
▶워낙 박민영과 호흡이 좋았다. 내가 뭘 하든 받아주는 배우였기 때문에 재미있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러브라인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공감은 됐지만 좀 더 남자다운 모습을 어필하길 바랐다. 헤어지자고 하고 붙잡고 또 헤어지고, 그런 반복됨이 답답했다.
반값등록금 등 사회문제를 다뤘다. 연기할 때 속 시원했겠다.
▶윤성은 ‘정의감을 지닌 영웅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무너져버리는 캐릭터다. 때문에 사회적 비리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그 비리에 의해서 고통 받는 사람들에 집중하면서 5적을 처단했다. 그런데 몸이 피곤하니까 5적을 다 총으로 쏴서 죽이고 싶더라.”(웃음)
‘시티헌터’에서 김상중 이준혁의 죽음이 화제가 됐다. 본인 또한 강렬한 죽음을 맞고 싶지 않았나.
▶그 생각도 해봤다. 윤성이 총을 맞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거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끝나는 것도 생각해본 것 같다. 죽는 게 임팩트가 강하게 남는데 어찌 됐든 ‘시티헌터’는 원작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내가 죽어서는 안됐다.
할리우드 진출은, 할리우드 프로듀서 테렌스 창과 미팅을 가졌는데.
▶아직은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언젠가는 진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나에 대한 가능성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배우는 항상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성만 갖고 있으면 할리우드든 어디서든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잘생긴 외모가 캐릭터적인 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나.
▶내 외모가 불리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지금까지 여러 역할을 맡았지만 없어 보이는 다소 부족함 있는 캐릭터도 연기했다. 그것만 하더라도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다고 생각한다. 거지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거고.
그럼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는.
▶동네 백수 같은 풀어진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추리닝입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인물. 원래 난 중고등학교 때 이런 이미지였는데... 또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영화 ‘트와일라잇’처럼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맡고 싶다. 상상의 인물이지만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캐릭터면 좋을 것 같다.
배우로서 30대가 기다려지는가.
▶나는 소년과 남자 사이에 있는 지금이 좋다. 하나에 극한 되는 걸 싫어해서 이 중간을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때가 가장 매력적인 것 같다. 물론 30대에는 진정한 남자의 매력이 나오겠지만 소년의 모습이 없어지면 슬플 것 같다. 시간이 가는 게 싫다!
여자 친구는 있나.
▶없다. 앞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넓히기 위해 뭐든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남자든 여자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매력을 느끼고, 그 매력을 흡수하고 싶다. 또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여자를 찾아서 열심히 사랑을 할 거다. 물론 아무도 모르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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