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재 소나무> ㅡ프롤로그
상고재 소나무> - 2회
< 상고재 소나무 > - 3회
갈곳이 없다고 뻔뻔하게 상고재에 나타난 인희.
창렬을 뺏은게 아니고 그녀가 빼앗길 짓을 했다며
적반하장으로 여린 그녀의 속을 다 긁어놓습니다.
어떤 남자든 10분이면 OK라는 인희에게 그녀가 외칩니다.
니가 살던 방 세든 저남자...
" 저남자도 탐나? 저 남자도 한 번 꼬셔봐라.
넌 죽었다 깨어나도 저 남자 취향 아니야.
저 남자 게이야!"
바람둥이 게이라고 오해 받는걸 알게되자
그녀석은 화가나서 그밤으로 짐을 싸더니
팽~ 하고 나가버렸습니다.
--- 잘했어요! 개인씨...
나의 소중한 개인씨에게 ' 누가여자요? 니가요? ' 하던 걸요.
작정하고 숨은 원호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다 돌아온 그녀...
본드 냄새를 풍깁니다.
그녀의 아픈 발목이 오늘은 더 아플 것 같습니다.
떡볶이 아주머니의 벌어진 헌 신발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아픈 원호의 할머니까지 안쓰러워하는 그녀는
진정 천사가 아닐까요?
아무리 후진 옷을 입고 있어도 감출 수 없어서
빛나는 천사의 눈동자와 마음을 알아 볼
눈이 밝은 사람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그녀가 정성들여 만든 선물을 받고도 쌩~ 하던
그녀석이 제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 이 건 뭐 돼지 우리도 아니고..."
제가 필요해서 다시 돌아온 상고재에서 그녀석은 주인 행세를 합니다.
그녀의 팔목을 낚아채어 나가더니 청소도구를 잔뜩 사왔습니다.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그녀석...
힘도 장사입니다.
--- 머슴이 따로 있더냐! 힘내라 전진호....
갈비 먹으러 가자고 졸래졸래 따라다니며 조르는
귀여운 그녀를 데리고
마지 못해 뚱~한 얼굴로 나가던 그녀석이
결국 술 취한 그녀를 등에 업고 돌아왔습니다.
나는 그녀석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나의 소중한 그녀를 소파에 팽개치던 그녀석도...
그녀의 다리가 저릴까봐 위로 올려주던 그녀석도...
그녀의 아픈 다리를 주물러 주던 그녀석도...
무엇보다도 그녀가 " 게이 세입자 따봉~!! " 하고 다시 웃을 수 있게 만든 그녀석이...
너무너무 부러웠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그녀가 가치도 없는 창렬이와의 풋사랑도 사랑이라고
배신과 실연의 상처에 너무 오래 아파하고 슬퍼할까봐 걱정이었는데...
이제 게이 세입자 따봉~ 이라며
그 백만불짜리 미소를 보입니다.
나는 그녀의 전부를 사랑하지만...
특히 그녀의 미소를 사랑합니다.
그녀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니까요.
----아! 부러운 녀석,전진호...
상고재 소나무> -5회
삐삐삐빅~~~~~
아침 8시, 자명종이 울립니다.
창렬을 만난 후유증으로 술에 취해 징징대다가
그의 침대에서 함께 놀라 눈을 뜬 그녀입니다.
" 진호씨 고마워요! 진호씨는... 엄마가 보내준 선물 같아요! "
눈꼽이 끼었어도 귀여운 멘트를 날리며 달라붙는
붙임성 있는 그녀를
벌렁~ 침대로 내팽개치는 그입니다.
내가 전진호를 인정한 이상 ...
이젠 그녀석~이라고 함부로 부를 수 없는 슬픈 현실을...
그는 알까요?
---조심해라 , 머슴 같은 힘의 전진호!
내 소중한 그녀를 막 함부로 다루지는 말아다오!
오랫만에 딴 생각 할 틈도 없이
바쁜 학생으로 돌아간 그녀를 봅니다.
여자만들기 프로젝트~ 그의 낡고 진부한 수업에도
아~하~ 감탄해마지 않는 순진한 그녀...
물고문도, 기다림을 배우는 감금도, 위킹도 열심히 배우려합니다.
그녀는 지금도 눈부시게 멋진 여자인데~
남자를 애태우는 여자가 되고 싶다고합니다.
그가 그녀를 가르치는 것인지 아니면
함께 놀아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
바쁘고 정신 없는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합니다.
--- 그래요! 개인씨... 시간이 약이랍니다.
지난 일은 다 잊고 그렇게 바쁘게 웃으며 지내세요.
면접에 떨어지고 돌아 오는 길에 낑낑대며
버려진 의자를 주워 들고오는 그녀...
단골 떡볶이집에 키 작은 꼬마 들을 위한 의자를
멋지게 리폼 해내는 그녀는 정말
너무나 따뜻하고 멋진 사람입니다.
그런 그녀를 한 눈에 알아보는 사람이 찾아옵니다.
박교수님 일로 찾아 온 최도빈 관장님...
그의 심미안이 담긴 눈을 보았습니다.
--- 그래요~ 개인씨!
당신이 좋은 사람이니까... 당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자석에 끌려 오듯이 몰려 드는 겁니다.
먹는 것이 그녀의 약점임을 단번에 파악한
눈치 빠른 전진호...
치사하게 삼겹살로 고문을 할때는 언제고
잘못은 담아두지 못하고 바로바로 사과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녀가
귀여운지 함께 팩을 하고 누워있습니다.
--- 쳐부럽다 ! 전진호 ㅠ.ㅠ
이름 부를 어머니가 계신 것만으로도 부러워 하는 그녀를
먹먹하게 하는 멘트를 날리고,
깨진 유리에 그녀가 손을 다칠까 염려 해주고,
바리바리 빵도 모자라 돌솥밥까지 먹여주고,
파티까지 데리고 간다고 합니다.
전진호....
그는 정말 엄마가 보내준
그녀의 수호 천사인 걸까요?
그녀의 전직 아니 현직 수호 천사인 나...
상고재 소나무는 고개가 갸웃해졌습니다.
--- 흠... 옳지 않아 ~ ㅎㅎ
< 상고재 소나무 > - 6회
가만히 있어도 눈부신 그녀를
멋지게 치장시켜 파티에 데려갔던 그가 돌아왔습니다.
상고재 마루에 제집처럼 편하게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 꿈을 꾸게 만들 작은 세계... ' 라는 상고재를
음미하며 돌아보는 그를 보았습니다 .
나는 그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 야, 전진호! 너만 마실테냐?
나와 허심탄회하게 한 잔 하면서 내 사랑과 인생인 그녀에 대해... 상고재에 대해 논해보자.
밤이 깊은데 그녀가 아픈 배를 움켜쥐고 나옵니다.
오늘이 하필... 바로 그날!~ 이랍니다.